겸손을 의미하는 영어 ‘humility’는 ‘낮은’을 뜻하는 라틴어 humilis(’땅바닥에 가까운’, humus=땅)로부터 유래하였습니다. 겸손이란 ‘자신을 낮춤’ 또는 ‘고난의 상태’를 의미하는 말로서 하나님과 인간에 대하여 취하는 독특한 행동 양식을 뜻합니다.

  1. 구약에 나타난 겸손

  이스라엘은 처음부터 사회 속에 특권층을 형성하는 일에 대해서 거부 자세를 취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그들이 애굽의 비천한 노예 출신이라는 사실(출 1:11; 신26:6)과, 또한 그들이 참기 어려운 고난 속에서 야웨의 선하심으로 말미암아 구출되었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야웨를 교만과 부 위에 세워진 사회 체제의 옹호자로서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야웨는 겸손한 자를 구원하시며 거만한 자를 낮추는 분이었습니다(삼상 2:7; 삼하 22:28). 따라서 구약에 나타난 겸손의 개념은 재난을 당하거나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즉, 겸손은 가난하고 재난에 처한 자들이 자신의 무력함을 알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존되어 있음을 깨닫는 것이었습니다.

  2. 신약에 나타난 겸손

  구약과는 달리 신약에 나타난 겸손은 개인의 성격에 대한 주관적 특징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겸손은 초기 그리스도인의 생활 중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겸손은 자신의 특권을 자랑하지 않는 것이었고(마 18:4; 눅 14:11; 고후 11:7),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것이었습니다(빌 2:3). 겸손은 일차적으로 이웃에 대한 행동 양식으로서, 이기적 교만이나 거만함 특히 폭력을 제거하고 공동체 내에 조화와 평화의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